'몸조심해'라는 말은 '사랑해'라는 뜻이다.

행복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친구가 다쳤다.

팔다리가 부러진 게 아니라 목뼈가 부러졌다.

손쓸 도리도 없이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고

다행인 것은 사고 1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했고 

검사 후 바로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다.

 

자세한 상태는 적을 수 없지만 많이 안 좋다고 한다.

같은 자리에 있던 나는 추석 내내 죄책감에 

연휴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몰랐다.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나 역시도 

사고 후유증이 남아있는 듯하다.

친구 생각도 많이 나고 

자책감이 요즘의 나를 지배하고 있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아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문득 내가 사고를 당했다면 지금의 일상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집에서 5분 거리의 병원으로 갔으니

아버지가 누구보다 빨리 도착하셨을 것이다.

 

처음엔 사고에 대해 부정하실 것이며,

다음으로 나나 의료진에 대해 분노하셨을 것이다.

그러다 안 죽은 것에 감사하자고 타협하셨을 것이며

사고를 막지 못한 자신에 대해 우울해하시다 

결국 사고를 받아들일 것이다.

(퀴블러-로스의 죽음의 5단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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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항상 내게 '몸조심해라'라고 말씀하신다.

두 분은 나보다 더 오래 사셨기 때문에,

사고는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정말로 나를 걱정하시기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뒤에야 겨우 알게 되었다.

 

우리는 젊음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하며,

일상이 늘 지속될 것처럼 생각한다.

 

장난 같지만 진짜 내일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 후에 겪는 일상은

이전과는 180도 다를 것이다.

매일 겪었던 일상이 고통이 될 수 있으며,

주변 사람들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몸조심해야 하고

'몸조심해라'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걱정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