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14. 호주 다윈에 정착한 지 4달차, 다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런 사람은 다윈에 정착이 힘들지도..?!

*본 글에는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다윈에 도착한 지 벌써 4달째에 접어들었다.
혼자서 10년 넘게 살아왔고
해외에서 사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낯선 땅에서 사는 건 쉽지 않다.
 

표시된 곳들이 학원과 연계된 지역

 처음 다윈이란 지역을 선택하던 때가 생각난다.

학원 기숙사에 호주 지도를 붙여놓고

동기들과 열심히 서로 주워들은 내용에 대해 토론했다.

 

그 당시에 내가 생각했던 조건은 두 가지.

비자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고

타일을 붙여볼 기회를 많이 주는 지역.

다른 건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해외생활에서 비자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기술이 좋아도

외노자 혹은 불체자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에 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작성할 예정이다.

 

또 나는 기술자가 되기 위해 호주로 가는 것이지,

워홀을 즐기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악의 경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더라도

3년 안에 나만의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어야 했고

때문에 타일을 붙일 기회를 많이 주는 지역을 가야 했다.

 

다윈 가는 비행기표. 200불이 넘었는데 제일 싼거였다.

위의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개중에 가장 큰 도시는 바로 다윈.

다른 지역들은 세컨, 서드비자를 따기 위해

시골 쪽 소재의 회사로 가야 한다.

그럴 바엔 별게 없어도 NT주의 주도인

다윈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동기들도 조건만 보고 다윈에 가고 싶어 했으나

마지막에 다윈을 선택한 건 나 혼자 뿐이었다.

아무래도 지도에서 보이는 다윈의 특성상

홀로 동떨어진 곳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목표가 확실하지 않다면 선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다윈에 오기 전까지 걱정도 많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봐도 부정적인 글들이 많아

'정말 내가 여기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다윈에 도착하기 전까지 끊이지 않았다.

 

Au 2. 3일간의 다윈으로 향한 여정

 

다행히 아직 다윈에서 큰 문제없이 잘 적응하고 있고

첫인상처럼 살 만한 도시라는 거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아직도 다윈에 대한 편견이 많은 만큼

가감 없이 내가 느꼈던 다윈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

.

.

.

 

1. 다윈은 1년 내내 쪄 죽을 거 같은 날씨다?

4월 어느 날.

5월 어느날.

 

6월 어느날.

다윈의 날씨는 건기와 우기로 나뉜다.

이 말은 1년내내 엄청 덥지는 않다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다윈의 덥다는 이미지는

우기의 다윈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처음 도착한 4월에는

정말 습해서 밖에 5분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곤 했는데

7월인 지금은 습기가 거의 없고

바람이 많이 불어 초가을의 느낌이 난다.

 

나는 아침저녁으로도 시원하다고 느꼈는데

다윈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날씨가 춥다며 바람막이나 얇은 외투를 입고 다닌다.

나도 오래 살다 보면 이런 날씨가 춥게 느껴지겠지.

 

아직 제대로 된 우기를 느끼진 못했지만

아주 사람이 못 살 날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 다윈은 동남아와 가까워 벌레의 천국이다?

버스 정류장에 그려진 그림.

스파이더맨도 살고 있는 이 곳.

개꿀잼몰카 아님.

샌드플라이한테 집중공격 당한 발목. 자살마렵다.

나는 벌레를 딱히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위해를 가하는 벌레가 아니면 죽이지 않는다.
(ex. 거미, 잠자리 등)

하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벌레가 있는데

바로 모기다.

반응형

다윈의 우기에는 보이지 않았던 모기가

건기가 되면서 출몰하기 시작했다.

거기다 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 건

눈에 보이지 않는 '샌드플라이'라는 것이다.

 

샌드플라이 - 나무위키

위 문서에도 나와있듯이

눈에 거의 보이지도 않는데

물기만 하면 미칠듯한 가려움을 동반하기에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대책은 우측 사진의 기피제를 뿌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자외선 차단효과도 있으니

밖에 나갈 땐 꼭 뿌리고 나가도록 하자.

 

어쨌든 벌레가 많은 건 사실이고

벌레를 싫어한다면 한 번쯤 재고해봐야 할 도시, 다윈.

 

3. 다윈은 범죄율이 높아 안전한 도시가 아니다?

출근 중에 만난 가오가이거.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계속 노래를 듣고계신...

출처 - mlk sydney

 다윈엔 애보리진도 많이 살고 있고

범죄율이 타 주에 비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다윈을 떠들썩하게 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Man charged after international student killed in Darwin home invasion

 집에서 잠을 자던 학생이 무차별 살인을 당한 것.

나는 이때 앨리스 스프링스에 출장 중이라

출장에서 돌아온 후에야 룸메이트한테 소식을 들었다.

 

거기다 최근 다윈의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NT주 전역에서 범죄를 저지른 애보리진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 아닌, 다윈으로 보낸다고 한다.

카더라 소문이지만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통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여성이나 노약자의 경우,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

다윈에는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나쁜 사람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4. 다윈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놀거리가 없다?

노을 구경. 각 포인트마다 그림이 달라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볼링장과 맥주는 전세계 어딜 가도 있는 듯.

새러데이 마켓. 토요일 마다 열리는 7일장.

나이트 마켓. 3~4일마다 한번씩 열린다.

계곡도 가고

축구. 천연잔디 구장밖에 없다. 인조잔디 out!

골프. 필드가 있는 곳에 연습장도 있다.

바베큐는 못참지

닌텐도. 왕눈젤다 개꿀잼.

실내에서 뭔가 하기를 좋아한다면
다윈에서의 생활은 조금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다윈은 땅이 넓은 것에 비해 인구가 별로 없어
각종 상권이 발달하지 못했다.
 
또한 차량이 없으면 이동이 불편해
시티를 제외하면 집 주위 걸어 다니는 반경에서
한국에는 흔한 카페 하나 찾기도 힘들다.
또한 실내 액티비티가 비싸다.(볼링 2게임 36불)
 
이러다 보니 다윈에 사는 사람들은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산으로 바다로 놀러 간다.
주말이나 연휴 전날이면 마트의 물건이 동나고
연휴 기간 동안에는 오히려 시티에 사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캠핑장, 골프장 등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매우 활성화되어있으며,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윈에서도 할 게 많을 것이다.
 
나는 가끔씩 골프연습장을 가
골프 연습을 하곤 하는데 나름 재밌다.
차를 사면 골프채도 같이 살 예정이다.
 
.
.
.
.
 
 다윈 4달 차가 느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적어봤다.
그리 오랜 기간을 살은 건 아니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내가 느낀 점에 대해 적었다.
이번 포스팅으로 다윈으로 한국인들이 유입되어
호주 워홀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만 아래와 같은 사람들은 한번 재고해 보기 바란다.
1. 더위를 많이 타서 견디지 못하는 사람
2. 벌레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
3. 범죄에 대해 매우 민감한 사람
4. 한국과 같은 놀이문화를 원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