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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별은 아쉬움을 부르고 아쉬움은 술을 부르고 'H가 밴쿠버 떠난대.' '벌써?' '술 먹으러 가자!' . . . .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2018년 1월, 밴쿠버 국제공항에 첫 발을 내딛던 순간부터 모든 순간이 찬란했고, 눈부셨다. 하지만 GD의 노래 가사처럼 영원한 건 절대 없다. 나의 주어진 시간은 다했고, 더 많은걸 경험하지 못한 아쉬움만이 남았다.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아직은 어린 1~20대들에게 헤어진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감정 이리라. 모두 앞으로는 만나기 힘들 거란 생각에 앞다투어 술을 마시자고 한다. 평소에 친하던 사람들도, 그저 그런 사이도, 처음 만난 사이도 '귀국'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모두 하나가 된다. 모든 건 핑계다. 술을 마시기 위한 핑계.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이별'이라.. 2022. 10. 26.

5. 혼자서는 못 산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새벽 4시 15분 기상, 4시 38분 출발, 4시 55분 매장 도착. 나는 매장 오픈쉬프트를 하게 되었고 덕분에 대다수의 워홀러, 친구들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남들이 자고 있을 시간에 출근을 하고, 남들이 놀 시간에 자야 하는 그러한 삶.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잘 몰랐다. 처음에는 휴대폰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을 했다. 하지만 금방 질려버렸다. 같이 사는 룸메이트들은 헬스장을 추천해줬고 하루 1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또한 미드를 보며 쉐도잉을 하고, 영어 원서를 읽으며 나의 영어실력은 점진적으로 늘어갔다. 하루하루 힐링하는 삶처럼 보였지만 편하면서도 반복된 일상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단조로운 일상에 조금씩 변화를 주.. 2022. 10. 25.

4. Cold brew도 발음 못하던 내가 해외취업을? '그란데 콜드 브루 플리즈' 'Sorry, what?' '콜드 브루' 'I don't understand' '콜드, 브루''Cold brew, right?' 내가 캐나다에 도착한 다음 날, 스타벅스 파트너와 나눈 대화이다. 캐나다에 가기로 결심한 후, 생전 학원을 다니지 않았던 내가 영어학원까지 끊어가며 열심히 했던 회화 공부가 전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워킹홀리데이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1. 현지 어학원을 다니며 친구 사귀기, 영어공부 & 일자리 알선받기 2. 레퍼런스 및 이력서를 한국에서 준비한 후 원하는 가게를 선택해 이력서 돌리기 3. 여행, 학원, 쇼핑 등 마음대로 하기 나의 목표는 딱 하나. 스타벅스에 취직하기.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는 수월하게 2번 선택지를 택할 수 있었.. 2022. 10. 25.

3. 라떼는 말이야, 투명인간 취급도 받고 그랬어! *글의 내용은 모두 저의 개인적 견해이며, '이러한 생각도 있구나'라고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 'H가 다음 달에 퇴사한대요!' '갑자기요? 왜요?' '캐나다 간대요!' 내가 퇴사 한 달 전 점장님과 했던 면담은 설거지를 하고 있던 파트너가 듣게 되었고, 소문은 하루 만에 매장에 다 퍼졌다. 이러한 뒷얘기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최대한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나, 세상에 비밀은 없나 보다. 매장 전체가 열심히 가르쳤던 막내가 나간다니, 이야기를 들은 매장 파트너들은 허탈했으리라. 하지만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나는 하나라도 더 배워가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나의 모습에 다른 파트너들도 퇴사하는 날까지 많은 것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했었다. 이렇게 끝났으면 이번 글이.. 2022. 10. 24.

2. 찬란한 녹색, 빛나는 앞치마들 '감사합니다 A-26번 고객님,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나왔습니다!' . . . 내가 스타벅스에 입사 후 4달간 수천번도 넘게 외친 말이다. 대학 친구가 퇴사하는 스타벅스 매장에 나를 추천해줘서 운 좋게 들어간 스타벅스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내가 배운 카페에서의 경험 대부분은 스타벅스의 매뉴얼을 기반으로 하거나 스타벅스의 매뉴얼 중 일부를 매장에 맞게 수정한 내용이었고 그 내용도 방대했다. 스타벅스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친절과 더불어 '내부 품질 기한'으로 불리는 유통기한의 관리이다. 내가 아직도 스타벅스를 믿고 방문하는 이유다. '내부고객'에게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청결도에 대한 신뢰를 주고 이를 바탕으로 전 매장에서 동일한 맛을 유지하는 스타벅스는 그야말로 프랜차이즈의 모범이라.. 2022. 10. 24.

1. 학업과 알바를 병행한다는 것 2017년, 왠지 아르바이트를 통해 나 스스로를 책임져보고 싶어졌다. 때 되면 들어오는 용돈이 아닌, 내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아 삶을 꾸려나가 보고 싶었다. 사실 뻥이다. 나는 공부가 하기 싫었고 공부를 하지 않을 합법적인 핑계를 만들었다. 공부는 당장의 보상이 없고 일하는 것은 당장 보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당장의 보상이 있는 아르바이트를 택했다. 월세 30만 원, 관리비 2만 원, 공과금 3만 원, 통신비 5만 원, 식비 20만 원, 술값 10만 원. 내가 한 달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었다. 내가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카페 아르바이트.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었고 월~금 저녁 6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근무하는 조건이었다. 이 정도면 학교 출석에도 지장이 없고 공부도 할 수 있.. 2022. 10. 23.

0. 그토록 하기 싫었던, 취업준비생으로 돌아왔다. 29살, 12월. 나는 당분간 면접을 보지 않기로 했다. 사무직 회사에서 필요로 한다기에는 나사가 하나 빠진듯한 경력들. 이것들을 포장하는 것도 신물이 났고 매번 똑같은 질문, 똑같은 대답을 반복하는 것도 지겨워졌다. 좋게 말하면 취업준비생, 솔직히 말하면 백수가 됐다. 몇 번의 취업, 이직, 퇴사를 겪으며 공백기를 느껴봤지만 20대에 생긴 공백기와 30대에 생긴 공백기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느껴진다. 부모님의 기대, 주변의 시선, 스스로 느끼는 불안감 등 불과 2~3년 만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스무 살, 대학 입학부터 서른을 앞둔 지금까지 정말 쉼 없이 달려왔고, 운이 좋아 남들과 다르게 취업준비 과정 을 거치지 않고 취직과 진급을 경험했다. 그렇게 숨 가쁘게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이 취업준비생이라니!.. 2022. 10. 23.

Ca 12. Lazy Day(아무것도 안하기) 취직기념으로 룸메들과 술을 진탕 마시고 오후에 일어났다. 밴쿠버는 Raincouver라고 불릴 정도로 겨울에 우중충하고 비가 많이 온다. 밴쿠버 도착 후 처음 보는 파란 하늘! 솔라에 살면서 좋은점은 일어나자마자 하늘이 보인다는 점이다. 누워서 가만히 보고있으면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러한 기분도 일 시작하고 나면 못 느끼겠지? 매일이 새롭다. 원했던 일자리를 구했고 돈도 아직 넉넉하다. 캐나다 처음 오기로 했을때 예상 플랜대로 굴러가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고 뭐든 할 수 있을꺼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아직 취뽀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나보다. 2020. 8. 28.

Ca 11. 캐나다 라이프 2막 시작 (스타벅스 캐나다 취직에 대한 고찰) 이번 포스팅은 글이 좀 길어질 것 같다.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면접을 통과했다! 캐나다에 떨어진 지 11일 만에 직장을 구했다. 오로지 용기 하나로 온 캐나다라는 낯선 땅에서, 친숙하지만 낯선 영어로, 원하는 직장에 합격을 했다. 누군가는 이 결과를 보고 부러워할 수 있다. 또 질투할 수도 있다. 일자리는 한정되어있고 내가 붙었다는 것은 누군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번쯤은 내가 준비했던 과정들을 돌아봐 주기를 바란다. 영화나 웹툰을 보면 주인공이 훈련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짧게 함축되어서 나온다. 왜? 재미없으니까. 하지만 이러한 훈련과 성장하는 과정이 없다면 뒤에 나오는 포텐 터지는 장면 또한 개연성이 사라진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캐나다에서 취직을 하기 위해 한 준비들은 반복되는..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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