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으면 사진을 찍지 않는다

종종 내 사진들을 백업하기 위해

휴대폰 사진첩에 들어가 본다.

업무상 남기는 사진, 친구들과 찍은 사진,

가족들 사진 등등.

난 셀카 고자라 내가 찍은 내 사진은 별로 없다.

다만 친구들이 몰래 찍은 나의 사진만 있을 뿐.

 

희한한 건 내가 셀카를 찍는 것보다

셀카를 찍는 나를 찍어주는 친구의 사진이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처음엔 몰래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친구들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나도 즐기고 있다.

.

.

.

.

오랜만에 본가에 들러 사진첩을 봤다.

가족사진 아니면 나와 동생의 사진뿐.

정작 부모님 두 분의 사진은 잘 없다.

반응형

왜 이렇게 두 분의 사진이 없냐고 물었더니

그 당시엔 카메라가 무거워

셀카를 찍는 게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필름 값이 아까워

나와 동생을 찍는 게 더 중요했단다.

그때의 부모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지금은 내가 열심히 두 분의 사진을

찍어드리는 중이다.

 

옛날엔 카메라가 크고 무거웠다.

.

.

.

.

잘 나온 사진을 찍기 위해선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피사체의 크기, 주변 배경,

카메라의 종류, 빛의 구도 등등.

이 많은 것을 고려한 후에 본인만의 노하우를 더해

최고의 사진이 나오도록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당연하겠지만 이 모든 과정은

노력과 집중을 필요로 한다.

그냥 대충 사진 한 장 찍어주는 것은

대상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은유이자

싫어한다는 뜻을 돌려 말하는 것일 뿐이다.

 

누군가가 나의 인생 사진을 찍어준다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표하자.

그만큼 나에게 관심 있다는 뜻이기에,

나아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