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일공을 선택하게 된 딱 한 가지 질문

내가 어떤 기술자가 될지 고민했을 때

인생에서 가장 신중하게 고뇌했었다.

게임에서 나오는 생산 직업들처럼 

언제든지 바꾸거나 겸업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지금 시작하면 최소 10년은 할 생각으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목수.

캐나다에 있을 때 이민을 오신 

어머니의 친구 남편분을 뵈었고

마침 그분이 목수 셔서 대략적인 삶을 전해 들었다.

또한 나무를 가공해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정말 멋있는 직업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목수를 선택하지 못한 이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모기.

그다음으로 싫어하는 것이 나무 가시에 찔리는 것이다.

어릴 적에 찔렸던,

또 손끝 발끝에 박혔던 많은 나무 가시들이

아직도 상상만으로 날 괴롭힌다.

 

두 번째는 용접공.

전역하고 잠깐 했던 건설현장 아르바이트에서

용접하는 팀과 같이 일하게 되었다.

그때 용접이란 기술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매우 높은 급여와 해외에서도 인력이 없어

기를 쓰고 구한다고 한다.

 

하지만 용접의 가장 큰 단점은 건강.

용접 중의 자세, 용접 중의 빛과 열, 가스로 인해

눈, 폐, 무릎, 허리 등 건강에 치명적인,

그야말로 건강과 돈을 맞바꾸는 직업.

이렇다 보니 오래 살고 싶은 나는

용접을 포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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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여러 인테리어 직업군들.

여러 직업군들을 보며 내가 고려한 세 가지.

1. 해외에서도 많이 쓰이는가?

2. 진입장벽이 높은가?

3. 앞으로의 비전이 있는가?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봤다.

 

도배? 장판? 마루?

외국에선 잘 쓰이지 않는 기술이다.

필름? 실리콘 코킹? 페인트?

여자들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은 기술이다.

철거? 방수? 미장?

꼭 필요한 직종이지만

나에게는 비전이 없어 보이는 기술이다. 

 

어느 것을 선택할지 많은 고민을 하던 중,

문득 뇌리에 스쳐가는 한마디.

'화장실이 없는 집이 있나?'

 

타일공은 화장실, 주방, 현관 등

더러워지기 쉬운 곳에 타일을 이용해 마감을 함으로써

쾌적하게 공간을 사용하도록 시공하는 기술자다.

특히 해외에서는 바닥도 타일로 시공하는 경우가 많고

타일 자체가 무거워 진입장벽이 높으며

집집마다 화장실 한 칸씩은 꼭 있을 것이라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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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타일공이 되기로 결심했다.

 

ps. 유퀴즈온더블럭에 타일공 이야기가 나왔네요:)

저랑 비슷한 시기에 시작하신 분이라

더욱 공감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