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반장 너도 반장

'반장님 이것 좀 도와주세요!'

'반장님, 저기 좀 정리해 주세요!'

'반장님 그렇게 하시면...'

 

아저씨 아니다...

 

군대에서 처음 보는 사람은 

무조건 '아저씨'(용사님) 이듯,

건설현장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은 

무조건 '반장님'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건설현장에 대한 편견처럼

'야', '어이', '인마'라는 표현은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왜 그럴까.

이번 글에서 내 나름의 이유를 정리해봤다.

우선 옷을 통해 사람을 구별할 수 없다.

각자가 나름대로 본인에게 편한 옷을 입고 있고

먼지가 묻는다는 이유로 

일부러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는 

관리자들도 부지기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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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건설현장에서는

각자의 안전모에 소속, 직책, 이름이 나와있기에

'ooo 과장님', 'xxx 실장님' 이렇게 부를 수 있지만

작은 건설현장에서는

안전모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름을 알 수 없고

나이도 알 수 없으며,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없기에

아무에게나 하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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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신호수로 근무하면서 동료근로자의 폭행을 말리던 중 상해를 입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일반적인 경우에는 같은 공정 내 기술자끼리,

혹은 기술자와 관리업체 간 말다툼이 많다.

하지만 위 기사에서는 서로 다른 공정인 

'배관공'과 '포클레인 기사'가 싸움이 났다.

이런 경우 99% 한쪽이 

상대방의 공정에 간섭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해야 하는 하루 작업량이 있는데

소속도 다른 누군가가 작업을 방해를 한다면

나 같아도 짜증이 날 것 같다.

(그렇다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건설 현장에서 사소한 말다툼은 크게 번질 수 있다.

방금 전까지 작업하던 도구들이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트러블이 있더라도 

대화를 통해 넘어가려고 하는 편이다.

 

현장 관리직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관리 권한 이외에는

억지로 간섭하지 않고 기술자들에게 맡긴다.

무리한 요구를 했다간 

작업도구의 칼날이 자신을 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죽창 앞에선 한방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상호 존중하는 대화를 하며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가장 폭력적일 수 있는 장소가

가장 상호존중을 통한 평등한 장소로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이곳, 건설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