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 라인(메지 골)은 꼭 파야하는가

*아래 글에서는 줄눈과 메지를 

동일한 뜻으로 사용함을 미리 밝힙니다.*

 

 몇 달 전 메지를 닦고 있는데 

한 반장님이 메지 골을 왜 안 파냐고 소리친다. 

나는 메지는 그냥 넣고 닦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메지 골을 파야 메지 라인이 깔끔해지고 

메지가 눌려 들어가면서 하자가 더 적게 난다고 한다.

 

 메지, 타일과 타일 사이를 잡아주는 역할과 동시에 

건물의 미세한 진동에 타일이 흔들려 

깨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꽉꽉 채워 넣을수록 

더 좋다고 알고 있었다.

 

 이후 여러 현장을 다니면서 

메지 골을 파기도 하고 안 파기도 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메지 골을 안 파면 

50%의 확률로 반장님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내가 먼저 메지 골을 파고 있으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확실히 파고 나면 메지를 이상하게 넣지 않은 이상, 

닦기도 편하고 훨씬 깔끔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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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 골을 파고 작업한 현장. jpg

 

 과연 어떤 게 맞는 것일까? 

너무 궁금한 나머지 개인적으로 

'아덱스 아카데미' 줄눈 과정을 수강하며

강사님께 물어봤지만 

강사님의 답변은 '메지 골을 꼭 파야한다는 자료는 

전 세계를 찾아봐도 없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두고 

같이 교육을 들은 반장님들 사이에서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 

메지 골을 파야한다는 사람은 

‘타일의 경사도 만으로는 

물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에 메지 골을 통해

물이 빠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메지 골을 안 파도 된다는 반장님은

'어차피 시공 후 마모되기 때문에 

굳이 메지 골을 파서 들어가는 메지 양을 

줄일 필요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내가 걱정했던 것도 시공 이후의 모습이다. 

시공 직후에는 당연히 깔끔한 게 더 좋아 보이지만 

줄눈재의 특성상 청소 시 

조금씩 마모되어 깎여나갈 텐데 

메지 골을 한번 판 줄눈과 그렇지 않은 줄눈은 

구멍이 생길 확률이 

현저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어느 쪽이 더 맞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다만 하자율이 낮은 게 

결국 '더 좋은 시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메지 골을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