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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타일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나랑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자기님. 시리즈가 연재된 지 벌써 3달, 타일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간다. 누군가는 그동안 타일공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아봤을 것이고 누군가는 다른 분야로의 도전을 시작했을 것이다. 이번 글은 그 중간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현장직은 여러분들의 생각 그대로다. 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위험하다(dangerous). 소음 때문에 서로의 말이 잘 들리지 않고 각종 먼지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처음 듣는 용어들은 왜 이렇게 어렵고 각종 전동 도구들은 그렇게도 위험해 보이는지. 또 생각보다 더 안 좋은 말이 많을 것이다. 요즘 건설경기도 안 좋고 일자리도 없고.. 누구는 일하다 다쳐서 산재처리도 못 받고.. 기술은 안 가르쳐주고 이용.. 2023. 3. 6.

노가다 인생 '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커서 저런 사람 된다!' 아이 부모들이 공부를 안 하는 자식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자주 하는 말이다. 내가 입시공부를 등한시했던 것도 맞고 자의적으로 기술직을 선택한 것도 맞지만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일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건 사람들의 시선이다. 극단적인 고객들은 아예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과 소통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현장을 확인한 후 인테리어 실장에게 본인의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어차피 시공자인 우리들에게 전달될 내용을 현장 방문했을 때 얘기하지 않고 굳이...? 물론 좋으신 고객들도 많다. 현장에 오실 때마다 커피와 주전부리 등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분들도 많고 고생한다고 한 마디씩 해주시는 고객들이 대다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발언들.. 2023. 2. 27.

타일 기술자 노임에 대한 단상 요즘 너도나도 '타일 기술자'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 아니, 직업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타일 기술자들이 버는 돈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이다. 얼마를 버는지 알아야 기회비용을 따질 수 있으니 당연한 얘기다.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들을 보면 '월 1,000만 원', '억대 연봉 타일공' 이라는 글과 영상들이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이다. 우선 타일 기술자들의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일당 x 일수 - 세금 = 월급* 타일 기술자들은 하루에 최저 25만 원을 받는다. 평균 20일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500만 원. 하지만 대부분 20일 이상 일하기 때문에 주 6일 기준 600만 원. (세전) 따라서 월 1,000만 원이라는 금액은 타일 시공만 한다면 일당 35만 원을 받고 30일 일했을 때 .. 2023. 2. 20.

각자도생 할 것인가 공생할 것인가 1. 요즘 a 기술자는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엔 혼자서 40kg 시멘트도 척척 날랐지만 이제는 몇 포 나르고 나면 허리가 그만 옮기라는 신호를 보낸다. 어쩔 수 없이 기술을 가르쳐 준다는 명목 하에 조력공을 새로 뽑았다. 열정에 가득 찬 조력공을 보고 있으니 예전 생각이 난다. 하지만 기술을 가르쳐 줄 생각은 없다. 20년 전에는 밥만 사주면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따라다녔는데 나는 일당 8만 원씩 주지 않는가? 나처럼 자비로운 사람도 없을 것이다. 1년 정도 날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시멘트를 나른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 . . . 2. b 조력공은 타일 학원 수료 후 내친김에 타일 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마음 같아선 당장 타일을 붙여 내 실력을 뽐내고 싶지만 아쉽게도 경력.. 2023. 2. 13.

배움이냐 금액이냐 그것도 문제로다 내가 타일 학원에 다니던 시절, 강사님께서 매 시간 강조하셨던 것이 있다. 바로 '아무리 초보라고 할지라도 일당 10만 원 이하는 쳐다보지도 말 것'. 10만 원, 하루 일한 대가로는 큰 금액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23년 건설인부 공식 노임은 다음과 같다. 보통 인부는 그야말로 청소, 주변정리 등 간단한 일만 하는, 소위 잡부라고 한다. 그에 비해 조력공은 기술공을 보조하는 역할로 보통 인부보다 일당이 조금 더 높다. 따라서 누군가 당신에게 일당 8만 원을 제시한다면 8만 5천원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식대, 간식비를 뺀다고 하더라도 5~6만 원이 손해. 똑같은 일을 하고도 6만 원을 적게 받는다면, 또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6만 원을 더 번다면 그것보다 어이없는 일도 없을.. 2023. 2. 6.

속도냐 퀄리티냐 그것이 문제로다 건설업계의 가장 큰 화두, 시간 단축. 어떻게 하면 시간을 단축시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에 모두가 시간 앞에선 예민하다. 타일 공정도 일찍 끝날수록 화장실 도기류(변기 및 세면대 등), 주방 기구류(싱크대 및 주방설비 등), 각종 집기류(거실 혹은 사무실 장비 등)를 일찍 세팅할 수 있기에 시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공정이다. 여러 팀을 돌아다니면서 일하다 보면 다섯 가지의 기술자 유형이 보인다. 평균적인 속도를 0, 평균적인 퀄리티를 0이라고 가정하면, 1. 퀄리티도 무난하고(퀄리티 +0) 속도도 무난한 기술자(속도 +0) 2. 퀄리티는 좋지만 (퀄리티 +1) 속도가 느린 기술자 (속도 -1) 3. 퀄리티는 나쁘지만(퀄리티 -1) 속도가 빠른 기술자 (속도 +1) 4. 퀄리티도 좋고(퀄.. 2023. 1. 30.

메지 라인(메지 골)은 꼭 파야하는가 *아래 글에서는 줄눈과 메지를 동일한 뜻으로 사용함을 미리 밝힙니다.* 몇 달 전 메지를 닦고 있는데 한 반장님이 메지 골을 왜 안 파냐고 소리친다. 나는 메지는 그냥 넣고 닦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메지 골을 파야 메지 라인이 깔끔해지고 메지가 눌려 들어가면서 하자가 더 적게 난다고 한다. 메지, 타일과 타일 사이를 잡아주는 역할과 동시에 건물의 미세한 진동에 타일이 흔들려 깨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꽉꽉 채워 넣을수록 더 좋다고 알고 있었다. 이후 여러 현장을 다니면서 메지 골을 파기도 하고 안 파기도 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메지 골을 안 파면 50%의 확률로 반장님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내가 먼저 메지 골을 파고 있으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확실히 파고 .. 2023. 1. 23.

타일공이라는 직업에 대한 고찰 요즘 날일(하루나 이틀 정도 원래 팀이 아닌 다른 곳에 가서 일하는 것)을 다니면 반장님들께 꼭 듣는 말이 있다. 바로 '왜 힘들게 타일 하려고 하냐'라는 말이다. 당연히 이분들이 이렇게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타일은 마감재이다. 마감재이기 때문에 이전 공정 작업자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관계자 및 최종 소비자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공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설명한 대로 작업을 해주더라도 인테리어나 소비자들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때가 간혹 있다. (심하면 다 갈아엎고 다시 해달라는 분들도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이전 공정 작업자들이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갔을 때, 뒷마무리를 하는 것도 타일 공정이다. 결국 타일이 모든 밑 작업(단도리) 후 공정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다.. 2023. 1. 16.

나도 반장 너도 반장 '반장님 이것 좀 도와주세요!' '반장님, 저기 좀 정리해 주세요!' '반장님 그렇게 하시면...' 군대에서 처음 보는 사람은 무조건 '아저씨'(용사님) 이듯, 건설현장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은 무조건 '반장님'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건설현장에 대한 편견처럼 '야', '어이', '인마'라는 표현은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왜 그럴까. 이번 글에서 내 나름의 이유를 정리해봤다. 우선 옷을 통해 사람을 구별할 수 없다. 각자가 나름대로 본인에게 편한 옷을 입고 있고 먼지가 묻는다는 이유로 일부러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는 관리자들도 부지기수이다. 큰 건설현장에서는 각자의 안전모에 소속, 직책, 이름이 나와있기에 'ooo 과장님', 'xxx 실장님' 이렇게 부를 수 있지만 작은 건설현장에서는 안전..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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